서울시, 교통방송 프리랜서 정규직화… 시동

입력 2018년01월24일 10시13분 이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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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노동환경 혁신

[여성종합뉴스/이경문기자]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 산하 사업소인 tbs교통방송(대표 정찬형)의 프리랜서‧파견용역 등 비정규직에 대한 단계적인 정규직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국내 방송사와 공공기관 가운데 프리랜서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노동존중특별시’라는 큰 방향 아래 전국 최초로 상시 지속 업무에 종사하는 본청‧투자출연기관 비정규직 전원(총 9,098명)을 정규직화하고, 전국 지자체 최초로 산하기관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서울교통공사 1,288명)을 이끌어낸 데 이어 다시 한 번 왜곡된 노동구조를 바로잡는 변화의 물꼬를 튼다는 계획이다.


대상은 프리랜서 피디(PD), 프리랜서 기자, 프리랜서 작가, 프리랜서 카메라감독 등 ‘프리랜서’ 및 파견용역이라는 고용형태를 가진 tbs교통방송 비정규직 총 272명이다.


이들은 정규직으로 채용된 피디, 기자, 작가, 카메라감독 등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소속이 없이 개인사업자 자격 혹은 용역업체를 통한 파견직으로 tbs와 계약을 맺고 일한다. 해고 불안, 낮은 보수, 차별적 복지에 시달린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프리랜서라는 직업은 자유롭고 여유롭게 일하는 긍정적인 모습으로 비춰지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노동법률상 보호를 받는 임금노동자도 아니고 자영업자도 아닌 실재하지만 법적근거는 없는 모호한 고용형태다.


프리랜서는 국내 전체 취업자의 5% 남짓이며, 방송업계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43.3%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한국전파진흥협회 '16.)


서울시는 tbs교통방송의 독립 재단법인화('19년 상반기 목표)를 추진 중인 가운데, 여기에 맞춰 프리랜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tbs 프리랜서 실태조사’ ('17. 7.~9.)를 통해 객관적 현황을 파악하고 ‘고용모델 개선연구’('17. 11.~'18. 1.)를 통해 정규직 전환 대상과 규모를 구체화했다.


시는 현재 tbs는 재단법인화를 위한 설립 타당성 검토 연구를 진행 중('18년 2월 완료 예정)이다. 이후 행정안전부 협의‧조례제정‧방송통신위원회 허가 등 절차를 거쳐 tbs교통방송재단(가칭)으로 전환할 계획이다.('19년 상반기 목표)


시는 재단법인이 설립되면 정규직화를 본격 추진하되, 그 이전에도 직접고용을 통해 지금과 같은 왜곡된 고용형태와 차별요소를 최대한 근절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재단법인화 이전에는 프리랜서 총 272명 중 259명을 직접고용(계약직) 방식으로 전환('18년 상반기)해서 연차휴가‧퇴직금 지급, 사회보험(고용‧건강‧국민‧산재) 가입, 후생복지 같은 근로자의 기본적인 처우를 보장한다. 다만, 업무특성상 또는 본인 의사에 따라 프리랜서 계약을 유지하고 싶은 경우(13명)는 그대로 유지한다. 예컨대 단발성 행사 전문MC나 일과 학업을 병행하기 위한 경우 등이다.


프리랜서 계약의 경우 임금이 아닌 원고료나 분장비 같은 제작비 명목으로 대가가 지급되지만, 직접고용을 하면 임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퇴직금이나 4대보험 같은 노동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시는 직접고용과 함께 고용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도입도 병행한다. 방송업계에 종사하는 프리랜서에게는 사실상 전무했던 계약기간 보장제(최소 6개월~최대 23개월 등)와 계약만료 통보제(계약기간 종료시기 사전에 통보)를 도입한다.


또, 프리랜서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에도 ▴표준계약서 작성 ▴공정한 임금 지급 ▴업무관련 불공정성 및 차별개선 등을 통해 보편적 노동인권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향후 이들에 대한 다양한 고용모델도 검토할 예정이다.


재단법인 설립 이후('19년)에는 기존 정규직 직원과 같은 ‘개방형 제한경쟁’을 통해 정규직 채용절차를 밟되, 가점을 부여한다. 정규직 전환 조건을 충족하는 181명(연출, 카메라, 보도, 방송제작 지원 등)이 대상이다.


시는 정규직 전환을 재단법인화 이후에 추진하는 것에 대해 공무원 정원 확대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tbs 방송직무를 담당하는 정규직 직원은 임기제 공무원(5년마다 공개경쟁을 통해 계약 갱신)으로, 공무원 정원 규정에 따라 시가 마음대로 늘릴 수 없다. 재단법인화 이후엔 이들이 모두 비공무원 신분의 정규직 직원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자체 정원 운영이 가능해진다.


가점 대상자는 ‘tbs교통방송 프리랜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발표일’ ('18.1.24.) 기준으로 tbs교통방송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자에 한한다.


정규직 전환에 따른 처우, 직제, 임금 등 세부적인 사항은 tbs 재단법인 경영전략과의 유기적 연계 및 tbs 노사간 협의 등을 통해 구체화할 예정.


정규직 전환 조건은 ①업무의 상시‧지속성 ②동일·유사 업무 비교대상 존재 여부 ③종속성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다.
 

① 업무의 상시‧지속성 : 연중 9개월 이상 계속되면서 향후 2년 이상 지속될 업무
 

② 동일·유사 업무 비교대상 존재 여부 : 국내‧외 방송사에서 정규직원이 담당하거나 과거 담당한 적 있는 업무


③ 종속성 : 노동자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의 지시·감독을 받는지(사용종속성) ▴경제적으로 종속되어 있는지(경제종속성) ▴방송제작의 본질적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조직적으로 종속되어 있는지(조직종속성) 등을 의미


일시적‧간헐적으로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작가 같이 정규직 전환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나머지 업무는 전속계약 체결 등을 통한 직접고용 방식을 유지한다. 시는 재단 설립시 최소한의 평가절차를 거쳐 고용을 승계하는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tbs교통방송은 구성원인 프리랜서 비정규직 및 임기제 공무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 19일(금)과 23일(화)에 ‘tbs 프리랜서 고용모델 개선 연구결과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와 함께 시는 외주제작사와 상생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외주제작 방송인력의 권리보호에 앞장서는 등 공공기관으로서 tbs교통방송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올해부터 tbs가 보유한 스튜디오, 방송장비 등을 외주제작사가 필요로 할 경우 협의 하에 무상으로 제공, 외주제작사의 재정적 부담을 해소해 주는 정책을 이미 실행 중에 있다. 


또, 외주제작사의 합리적 저작권 배분을 보장하고 외주 인력의 안전확보를 위한 각종 보험가입을 추진한다. 또, 외주제작사가 임금을 미지급하는 사례가 없도록 주기적으로 임금지급여부 점검에도 나설 예정이다. 


한편, 시는 지난 '16년 tvN의 프리랜서 조연출로 일하다 사망한 고(故) 이한빛 PD의 유가족과 언론노조가 만든 한빛재단에서 방송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설립 예정인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를 서울시내에 조성하는 방안에 대해 사단법인 한빛과 함께 협조하기로 했다.


박원순 시장은 “노동존중특별시 서울에서 시작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모델이 이제 노동존중 대한민국의 정규직화 정책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방송의 정상화에는 프리랜서 비정규직 노동의 정상화도 포함되어야 한다. 공정한 노동 위에 공정한 언론이 굳건히 설 수 있다. 서울시 tbs 프리랜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새로운 고용모델이 대한민국 언론사와 수많은 프리랜서들의 노동현장으로 확장되길 기대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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