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인천중부소방서, 오토배너호 선박화재진압

입력 2018년07월09일 23시33분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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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소방서 현장대응단 화재조사팀장 소방위 김영훈
[여성종합뉴스/인천 중부소방서 현장대응단 화재조사팀장 소방위 김영훈]출근한 사무실 창밖으로 오토배너호가 보인다.
그 처참한 모습 속에 화재 당시 소방관의 고뇌와 투혼이 서려있는 듯하다.
 

2018. 5.21부터 5.24까지 470여명의 소방관들과 160여대의 소방차량이 사투를 벌였던 선박의 흔적이 이제는 폭격을 맞아 폐허가 된 건물처럼 남아 있다.
 

 건조 된지 30년 이상 되어 앞으로 수년 뒤에 매각 또는 폐선이 되었을지도 모를 오토배너호의 운명이 화재로 마감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5만2천톤급의 오토배너호는 길이 199m, 높이 48m, 층수 15층으로 1층부터 13층까지 5700여대의 차량을 적재할 수 있는 대형 선박이다.
 

정확한 화재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로인해 이 거대한 외항선은 폐선 위기에 처해 있다.
 

화재의 시작은 작은 불꽃이라도 화재 대상에 따라 연소확대 속도에 차이가 크다.
 

특히 자동차 화재의 경우 내부에 연료 및 좌석시트, 타이어 등 연소가 용이한 재료가 대부분이라 연소확대 속도가 크므로 전소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특히 보닛과 차량문을 개방하지 않으면 완전진화는 쉽지 않다.
 

선박 내에는 2400여대의 중고차가 빽빽이 선적되어 있었고 1500여대의 차량이 전소되었다.
 

만약 차량 1대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라도 직하층과 상층부 내의 모든 것을 화마가 순식간에 삼켜 버리고 쇳덩어리인 선박이 용광로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임을 이번 화재가 말해 주고 있다.
 

다행히 선원과 관계자들은 굴절사다리차를 이용하여 인명피해 없이 안전하게 지상으로 대피할 수 있었다.
 

화재 출동을 하는 소방관의 마음은 언제나 화재건물 내부에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
 

혹시나 요구조자가 있더라도 부상 없이 구조되기를 소망하는 것은 소방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마음일 것이다. 요구조자가 모두 탈출하여 내부에 사람이 없음이 확인되면 안도의 한숨과 함께 진화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화재 현장은 흡사 전쟁터와도 같았다. 화염은 대낮인데도 갑판위로 분출되는 것이 목격되었고 10층에서 13층까지 적재되어 있던 자동차가 연소되면서 발생하는 검은 농연은 인근 시가지로 확산 되었다.
 

농연은 바람의 방향에 따라 육지로 낮게 깔려 대원들의 호흡을 힘들게 했고 시야를 가렸다.
 

길이 199m의 선박을 굴절차와 고가차, 고성능차 등 소방차가 육지에서 에워싸고 선박 철판에 구멍을 뚫어가며 방수를 하였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선박은 소방수의 무게로 인해 좌현으로 기울기 시작하였다.
 

방수를 계속하게 되면 선박이 전복될 수도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결국 해상크레인과 바지선을 수배하여 해상에서 선박좌현에 구멍을 뚫어 고여 있던 물을 빼기 시작하니 선박은 천천히 균형을 찾기 시작하였다.
 

원할한 진화 작업은 다시 계속 되었고 화세는 점점 수그러져 결국 완전진화에 이르렀다. 비상은 해제되고 470여명의 타시도, 타서 동료들은 단계적으로 자서로 복귀하였다.


이렇게 많은 소방차와 소방관, 소방정과 해경선, 유관기관 관계자가 화재진압을 위해 힘을 쏟아 부은 화재가 얼마나 있었을까?
 

그리고 이런 거대한 자동차 수출 외항선 화재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었고 아마도 전 세계 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화재 사례로 남을 것이다.
 

오토배너호는 건조 이후 30년 만에 처음 있었던 대형 화재로 그렇게 수명을 다했지만 지금 바다에는 동일 모델의 오토아틀라스호가 오토배너호에 실려 있던 중고차를 다시 싣고 이국으로 향하고 있다.
 

이국에서의 임무를 마치면 또다시 중고차를 싣기 위해 인천항에 입항을 할 것이다. 똑같은 모델의 선박에서 같은 화재가 발생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은 기우일까?
 

멀쩡히 서 있는 차량에서 갑자기 화재가 발생하는 사례가 종종 있음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사람은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노력으로도 재해는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지만 똑같은 위험은 줄어든다.
 

화재 이후 개선된 안전조치 사항은 차량 선적 시 소화기를 휴대하고, 선박입구에서 차량엔진 온도 측정 및 오일 누유를 확인하며 차량 고박이 완료되면 배터리 배선 단자를 분리하고 보닛을 개방상태로 유지한다.
 

화재를 예방하며 혹시나 발생하더라도 초기 진화를 쉽게 하기 위한 자구책이며 앞으로 지속해야할 안전조치 사항이다.
 

선박에 관련되는 소방안전은 선박안전법과 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국제해사기구)의 SOLAS(International Convention for the Safety of Life at sea.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에 따른다.
 

그러므로 소방서에서 선박의 소방시설 및 선원의 소방훈련 등은 규제를 할 수가 없다.
 

이번 선박화재를 계기로 선박의 소방안전 관련법이 더욱 세밀하게 화재를 예방하고 진압할 수 있는 법규정으로 개선되기를 바라며, 또다시 이와 같은 선박화재가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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