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기수들 생명 위협하는 부조리한 구조를 개선해야 .... '지적

입력 2019년12월11일 18시27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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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여성종합뉴스/민일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이 11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경마 기수 노동건강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제도 개선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경마장인 렛츠런파크에서 일하던 기수가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기수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부조리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 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부산·경남, 제주 지역에서 일하는 전체 경마 기수 125명 중 75명을 대상으로 한 노동·건강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설문에 참여한 기수 중 60.3%는 '부당한 지시를 거부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지시를 거부했을 때 말을 탈 기회가 축소·박탈되거나, 문제가 있는 말을 배정해 기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의 문제도 발생한다고 기수들은 털어놨다.


경마 업계의 불공정한 구조는 마사회가 기수 운영, 조교사 운영, 마방 운영 등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해 1점∼10점 중 하나로 답해달라는 요구에 응답자의 54.9%가 '10점'을 선택했다.


응답자들은 마사회가 기수 면허 유지권이나 조교사 면허 취득권 등에 불이익을 줌으로써 기수를 통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마사회 구조에서 바뀌어야 할 부분으로는 '갑을 구조에서 평등 구조로 전환'(71.9%·이하 중복 선택), '기수 및 말 관리사 처우 개선'(70.2%), '무한 경쟁에 대한 마사회 제도 개선'(68.4%)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경마 기수 노동·건강 실태 조사 내용 일부
자신의 건강 상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특히 부산·경남 경마공원 소속 기수들의 61.1%는 자신이 '매우 건강하지 못하다' 혹은 '건강하지 못하다'고 답변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조사에서 무한 경쟁 체계를 확대하는 이른바 '선진 경마'를 표방한 부산·경남 경마공원 소속 기수의 건강 상태, 결근 비율, 사고 횟수 등이 다른 경마장 기수와 비교해 현저히 나쁘다는 결과가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2017년부터 부산·경남에서만 4명의 기수와 말 관리사가 목숨을 잃었다. 사람이 죽어가도 바뀌지 않는 마사회가 정말 공공기관으로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제는 '선진'이라는 말로 투전판을 만드는 제도에 있다. 한국 마사회는 지금 당장 선진 경마 제도를 폐지하라"며 경마 업계 내 불공정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달 마방 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함 등을 폭로하고 세상을 등진 문중원 기수의 아버지는 "온 가족이 생활을 접고 싸늘히 죽어간 아들과 함께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거듭 호소했다.


한편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는 이날 소속 기수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경마 기수 노동·건강 실태 조사 내용 일부/공공운수노조 제공
마사회는 경주마관계자와 기수 처우 개선 등 주요 현안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조교사 선발 개선방안에 관해 구체적으로 의견을 듣기 위해 간담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조교사 선발 시 외부위원 비율 확대, 정량평가 요소 다양화, 참관인 제도 도입 등 이날 논의된 의견을 바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간담회에는 기수 3명만 참석했다.


대부분 기수는 마사회에 불신을 보이며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알려졌다.


한 기수는 "마사회에서 평소에는 기수들 목소리에 대해서 귀 기울이지 않다가 사고가 터졌을 때만 보여주기식으로 간담회를 하는 것 같아 참석하지 않았다"며 "마사회는 상황 수습에만 신경 쓰지 말고 진짜 기수들이나 경주마 관계자들이 원하는 것에 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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