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 마산면 추당마을의 겨울나기

입력 2021년12월08일 05시53분 이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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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도 짚풀공예도 한올 한올 살려보리라”

마산면 추당마을 공동체 사업 짚풀공예 (박동석씨)
[여성종합뉴스/이경문 기자] 해남군 마산면 추당마을회관 옆 공터에서는 나이 든 마을 사내들의 놀이가 시작됐다.

 

추당마을 짚풀공예의 달인 박동석(77세)씨가 용마람을 엮기 시작했다. 박규현 이장은 옆에서 마람(이엉)을 엮는다. 

 

또 다른 이는 새끼꼬기 기계를 돌려본다. 어릴적 숱하게 보았지만 직접 손으로 익히지는 못한 이들은“맞아, 맞아. 허허허 영락없고마잉”하며 모두 신기한 듯 내려다본다.“지금이야 여러 가지 끈들로 묶제만 옛날에는 새끼로 다 했지요.”다들 한마디씩 거든다.

 

올해 마을공동체 활동 지원사업을 시작한 마산면 추당마을은 아직은 씨앗단계이지만 마을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참여하면서 벌써부터 마을에 활기가 돌고 있다.

 

마을공동체 활동지원 사업은 마을 주민 스스로 마을 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하여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음으로써 자립형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추진되고 있다.

 

참여한 마을공동체는 씨앗, 새싹, 열매단계로 성장해 나가며, 씨앗 동아리(5~9인)는 250만원, 씨앗 마을(10인 이상) 500만원, 새싹(10인 이상) 800만원, 열매(10인 이상) 2,000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추당마을에서는 올해 화분을 이용한 마을길 가꾸기를 완료했고, 짚풀공예 프로그램은 추수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은 각파이프를 이용해 가로 5미터 세로 2미터 가량의 2단 꽃집 2개를 만들었다. 지붕은 이엉으로 올리고, 용마람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여기에 내년 봄부터 가을까지 꽃 화분을 전시하기로 했다. 꽃이 없는 겨울에는 짚풀공예 작품들을 전시해놓을 계획이다.

 

짚풀공예를 해보자는 이장의 말에 박동석씨를 비롯해 활동 가능한 10여명의 남자들이 흔쾌히 동의했다. 함께 모여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을 남정네들은 신이 났다. 겨울 내내 마을회관에 모여앉아 새끼도 꼬고, 멍석, 소쿠리, 꼴망태, 바구니 등으로 추억을 살려볼 생각이다.

 

짚을 손에 쥔 그들은 저마다 40여년 전으로 돌아가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그 시절에는 회피하고 싶었던‘일’이 이제는 추억이 되어 있었다.

 

“어르신 건강할 때 얼른 전수를 받아야지요. 우리 마을 특화사업으로 쭈욱 해볼라구요. 이렇게 하다 보면 실력도 늘고, 어르신들과 젊은 축들의 유대관계도 좋아지지 않겠어요? 공동체가 별건가요. 이게 공동체지요.”

 

농촌 어느 곳이나 마을길이 모두 포장이 돼버려 꽃을 심을 공간조차 없다. 추당마을 또한 꽃을 심을 땅이 없어 꽃집을 만들었다. 마을회관 공터에서 마을을 찾는 이들을 제일 먼저 활짝 반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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