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양대노총과 민주당 주최 ‘특수고용노동자 노동실태 증언대회’

입력 2013년11월09일 07시54분 박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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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3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일명 ‘특수고용’ 노동자들 “인권유린, 착취 못 참아”

[여성종합뉴스/ 박재복기자] 지난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 모인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은 학습지교사를 비롯해 골프장 경기보조원, 대리운전기자, 화물운송노동자, 건설기계굴삭기기사, 레미콘기사, 간병인, 마필관리사, 보험설계사, 타워크레인설치해제, 덤프기사, 보조출연자, 택배기사 등 다양한 직군들로 구성돼 있었다.

이들은 양대노총과 민주당 등이 주최한 ‘특수고용노동자 노동실태 증언대회’에 참석해 10년 넘게 겪어온 부당한 사례들을 풀어놓았다.

이날 노동자들의 법적지위..법원 판결도 오락가락, 노조탄압, 산업재해, 생활고, 자살에도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은 오수영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장은 “긴 싸움을 통해 단체협약을 회복하고 현장으로 돌아갔지만, 오늘이라도 사측이 노동조합이 아니기에 더 이상의 단체협약은 없다 라고 선언한다면 우리는 또 다시 거리로, 하늘로 쫓겨 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1999년 노조를 결성한 88CC 골프장경기보조원들은 ‘특수고용’이라는 고용형태 때문에 밥 먹듯이 단협 해지와 직장폐쇄, 부당해고에 시달리고 있다. 정권이 바뀌고 새로운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는 노조 탈퇴 강요, 48명에 대한 부당해고, 단협해지 등의 탄압 강도는 더욱 심해졌다. 부당해고 투쟁은 벌써 6년째를 맞았다.

법적으로 노동자성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절박함에 수도 없이 법적 다툼을 진행 했지만, 법원과 고용노동부는 매번 다른 판결을 했다. 김은숙 전국여성노조 88CC분회장은 “그동안 14건의 소송을 진행했고, 30회 이상의 판결을 받았으며, 현재 대법원에 5건, 고법 4건이 진행 중에 있다”며 “판결내용 중 경기보조원의 법적지위 관련해서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6회)’, ‘노동조합법상 노동자(22회)’, ‘노동조합법상 노동자도 아니다(1회) 등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우리가 하는 일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 같지만, 노동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했다가(2000.5) 이후 타 사업장의 법원판결을 이유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2003.6)라고 행정해석을 바꿨다”며 “또한 부당해고 되어 소송을 해보니 하나의 근로조건을 놓고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우리의 법적인 지위가 수없이 바뀌는 경험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오세중 보험인협회 대표는 “회사는 보험설계사를 대상으로 상품내용에 대한 허위, 과장된 교육을 통해 상품 판매를 독촉하여 불완전판매가 이뤄지도록 하면서도 그에 대한 책임은 모두 판매 담당 보험설계사에게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A생명보험 설계사는 보험사로부터 잘못된 교육을 받고 영업을 했다가 고객의 민원에 시달리다 자살했으며, 올 4월에도 영업부진을 고민하던 한 보험사 지점장이 목숨을 끊었다. 또한 보험영업 실적이 좋으면 정직원으로 채용해주겠다는 말을 듣고 취업한 청년 구직자가 실적 스트레스를 받다 자살한 사례도 있었다.

드라마 보조출연자 노동자들 역시 촬영 과정에서 목숨을 잃고는 하지만,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해 산재처리도 쉽지 않다. 문계순 전국보조출연자노동조합 위원장은 “작년 TV에 방송된 드라마 중 각시탈이란 프로를 촬영하다 사고로 사망한 보조출연자 고 박희석 씨의 아픔을 누가 관심 가져주나”며 “산재처리 과정에서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를 보면서 우리를 두 번 울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문계순 위원장은 “의상반납, 분장을 지우는 시간 등은 근로시간이 아니라고 하고, 한 달 받는 돈은 고작해야 월 50만원 수준”이라며 “사용자는 노동조합을 부인하고 조합탈퇴 등의 악행을 저지르고 있으며, 노조를 탈퇴하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고 하니 노조를 탈퇴하고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우리는 을의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토로했다.

이어서 김 의원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안심사가 이뤄질 예정이지만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면 법안이 통과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양대노총을 비롯한 전체 노동계가 노동법 개정을 위해 힘을 합쳐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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