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배신, 그리고 불신의 시대

입력 2007년12월06일 00시00분 김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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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세에 살아남기?

사람이 부족한 면이 있으면 정(情)으로 용서할 수 있고, 정의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도리(道理)로써 용서해 줄 수 있다. 하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 사회에서 배신을 용서한 예는 없다. 또 절대 그래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신(信)은 곧 정의이자, 인간관계의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이다.

삼성 X파일, 두산 형제 싸움, 현대 비자금 사건. 신정아 학위위조 사건도 원인은 불교 내부 비리 고발이 아닌가. 이에 비하면 한화그룹 총수의 폭행 사건은 차라리 애교로 봐 주고 싶다. 자식이 부모를 때리고, 부모 자식 간에 맞고소, 핵심 기술을 몰래 빼내어 경쟁 회사나 경쟁국에 팔아먹는 일, 힘 있고 가진 자의 자식이나 잘나가는 스타들 병역기피는 연례행사, 자선을 빙자한 착취, 신을 빙자한 종교사업, 특목고 입시문제 유출. BBK.....

아차,!하다 하나가 걸리면 영판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엮어 올라오는가 싶더니 엉뚱한 곳에서 아이쿠!소리 나기 일쑤다. 말 그대로 “민나 도로보데쓰”다. 민망해서 어디 얼굴 돌릴 데가 없다. 사회와 개인, 개인과 개인을 지탱시켜주는 대들보, 즉 강륜(綱倫)이 썩어 내려앉고 있다.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삶이 결국은 게임에 다름 아닐진대, 최소한의 룰마저 지켜지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밥 먹듯 하던 정치인들의 배신이 이제 경제계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 되고 있다. 소름 끼치고 역겨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부정, 부패, 불법 보다 더 무서운 게 배신(背信), 그리고 그에 따른 불신(不信)이라는 걸 이제부터 뼈저리게 느끼며 살아가야 할 것 같다.

다시 재벌 떡값으로 가뜩이나 정신없는 시민들을 짜증나게 만든다. 나약한 한 양심가의 뒤늦은 고백에 잘했다고 박수쳐야 하나? 그래서 돌을 던져야 하나? 그래야 마땅한 일인데도 선뜻 손이 나가질 않는다. 왜일까? 이미 오래전에 저질러진 일을 이제 와서? 뭐 그렇고 그런 흔해 빠진 일을 가지고 촌스럽게 야단법석을? 괜히 열 내 봤자 보나마나 뻔할 걸? 아무렴, 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할 말 없다?

고발을 하려면 본인더러 먼저 정당하게 검찰에다 하게 했어야 했다. 검사들을 검찰에 고발? 물론 하나마나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정도(正道)이다. 그리고 다음 일을 모색했어야 했다. 목적이 아무리 명분에 맞고 순수하다해도 수단과 방법은 순리에 맞아야 한다. 설사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 해도 말이다. 그래야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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