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주민 마음 울린 행정

입력 2017년04월24일 09시04분 이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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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1동주민센터 사회복지 담당 직원들이 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원석진 씨
[여성종합뉴스/이경문기자]‘마음 선물 드립니다…칠십 평생 처음 겪는 당황스러운 일을 짜증스러운 기색 하나 없이 감싸 안아 처리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영화에서 느껴 보는듯한 감동을 맛보았습니다’


손글씨가 빼곡한 편지 한통을 읽은 이문1동주민센터 직원 원석진 씨는 얼떨떨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때는 워낙 정신이 없어서 잘 기억이 안 나지만... 해야 할 일을 한 건데 이렇게 편지까지..."


편지를 보낸 사람은 청량리동 주민 최 모씨(70). 최 씨는 편지를 통해 3주전 원석진 씨를 비롯한 동주민센터 직원들에게 도움 받은 일을 잊을 수 없다며 몇 번이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4월 초 최 씨는 오래 전 알고 지내던 이 모씨(54)를 오랜만에 만났다. 노숙생활을 하고 있는 이 씨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긴 그는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문1동주민센터를 찾았다.


상담을 받고 구청 담당자를 기다리던 도중 최 씨는 칠십 평생 처음 당하는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오랜 노숙 생활로 건강이 좋지 않고 거동도 불편한 이 씨가 주민센터 화장실 바닥과 복도, 계단에까지 대소변을 보고만 것.


최 씨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던 순간 직원 원 씨는 바로 이 씨를 센터 샤워실로 데려가 몸을 씻기며 옷을 세탁하고 본인의 옷을 입혀 이 씨를 보호시설로 인계했다. 현재 이 씨는 치료를 위해 여주 소재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원 씨는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에서 일어난 일인데 무엇보다 수치심을 느낄 것을 걱정해 최대한 빨리 도와드리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러한 일들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엔 “한번은 할아버지 한 분이 열흘 동안 굶고 병원에 입원해서 가족들한테 연락을 했어요. 어렵게 연락이 닿긴 닿았는데 ‘죽으면 연락하라’고 하는 거예요. 이런 상황이 가끔 생길 때면 제가 끝까지 돕지 못 하는 게 안타까울 뿐이죠”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많은 분들이 소외된 주민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에요. 무엇보다 1차적인 울타리인 가족 안전망이 되살아나는 따뜻한 사회가 됐으면 해요. 저희도 그런 사회에 보탬이 되기 위해 일하고 있는 것이 고요"라고 덧붙였다.


원 씨뿐만 아니라 매일같이 마을을 돌며 자기 가족처럼 주민과 안부를 나누는 직원들까지. 지역 사회 일선에서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궂은 일, 당황스럽고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 동대문구 직원들의 숨은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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