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자살 병사 14년 만에 ‘국가유공자’ 행정심판

입력 2013년09월26일 16시54분 백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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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두차례 자살시도 및 전출 의사 표시에도 군이 조치 소홀”

[여성종합뉴스/백수현기자]군 복무 중 선임병들의 상습적인 구타·욕설 등의 괴롭힘으로 자살시도를 두 차례나 하고, 전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는데도 불구하고 군에서 적절한 조치를 해주지 않아 자살한 병사에게는 국가유공자 인정을 해줘야 한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위원장 홍성칠)는 서울남부보훈지청이 1998년 12월 군 복무 중 자살로 사망한 故 이모씨(당시 20세)에 대해 불가피한 사유 없이 적극적인 고충해결 노력을 게을리 한 스스로의 과실이 경합되어 사망했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 등록을 거부한 것은
 위법·부당하다고 판단했다.

故 이모씨는 1998년 6월 육군에 입대해 선임병들로부터 욕설, 구타 등 괴롭힘을 당하다 5개월 만인 1998년 12월 1일 대기초소 밖에서 K-2 소총으로 자살했다.

고인의 모친인 고모씨는 2001년 9월 서울남부보훈지청에 아들에 대한 국가유공자유족 등록 신청을 했지만 자살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하자 행정소송을 거쳐 대법원 소송까지 갔지만 유공자 유족으로 결국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2012년 6월 18일 또 다른 자살자의 유공자 인정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에서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군복무중 자살의 경우에는 자살이라는 이유만으로 국가유공자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고,  이에 고모씨는 2012년 6월 27일 또다시서울남부보훈지청에 고인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해달라며 재등록을 신청했다. 

서울남부보훈지청은 고인이 자살을 해서가 아니라 불가피한 사유도 없이 고충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은 본인 과실이 경합된 것이라는 이유로 고씨의 신청을 거부했다.

이후 서울남부보훈지청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고씨가 제기한 행정심판을 접수한 중앙행심위는 ▲ 상급자로부터의 강요 등 가혹행위와 그로 인한 영향이 군대의 통제성과 폐쇄성으로 인하여 일반 사회보다 훨씬 크다는 점, ▲ 구타·가혹행위, 욕설 등으로 인한 고인의 극심한 스트레스가 확인된 점,  ▲ 자살하겠다는 뜻을 비추거나 분위기가 무섭다고 전출을 보내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는데도 소속 지휘관이 이를 예방하거나 시정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다하지 않은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할 때 고인의 자살이 본인 과실이 경합되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며 서울남부보훈지청의 처분이 위법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참고로, 중앙행심위에서 신청인의 취지를 받아들이는 재결을 한 경우 처분을 내린 피청구인 등은 신청인에게 내린 처분을 의무적으로 취소하거나 변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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