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위 이부환]화재발생시 신속한 신고가 제일 중요하다

입력 2009년09월24일 19시43분 이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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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교119안전센터장 소방위 이부환

소방공무원으로서 가장 듣기 싫지만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 중의 하나가 “ 화재현장에 출동이 늦었다 ”란 말이다. 급박하고 긴급한 상황에서 피해 당사자나 신고자의 심리를 충분히 이해하는 바 이지만, 소방관인 나는 이 말을 “ 화재신고가 늦었다 ”라고 항변하고 싶다.
 
왜냐하면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해서 현장 활동을 마무리하기까지 일련의 활동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바로 신고단계이며, 화재신고가 얼마나 빨랐느냐 늦었느냐에 따라 화재 현장에서의 진압시간과 더불어 화재 피해정도까지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건물구조와 내부형식 및 용도 등에 따라 크게 다르겠지만 화재의 연소성상을 살펴보면 보통 화재는 초기 중기를 지나 성장기를 거쳐 6~10분 사이에 최성기에 도달한다. 이 때의 화재현장의 최고 온도는 약 1000~1300℃에 다다르며 건축물 창문 등이 깨지면서 화염이 옥외로 분출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이르면 화재면이 넓어지며 화세 또한 급격히 빨라지기 때문에 화재를 진압하기에는 매우 힘들게 된다.

또한 이시기는 소방력을 총동원하여 화재를 적극적으로 진압하는 공격전술에서 인접 건물로의 연소방지에 중점을 두는 방어적 전술로 전환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화재가 발생하여 성장기에 있는 5분이내의 빠른 조치가 대부분의 화재의 운명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화재현장에서 신고가 늦은 건 생각하지 않고 화재출동이 늦었다며 화재진압에 여념이 없는 소방관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현장에서 종종 보곤 한다.

이것은 상황을 잘 알지 못하고 하는 말일 것이다.
 
현재는 소방서에 접수되는 모든 신고부터 출동 및 현장 작전수행 등 일련의 과정, 즉 유무선 통화내용이 119 종합상황실에 시간대별 기록되는 시스템을 전국 어느 소방서나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신고 된 전화를 받지 않더라도 신고시각이 기록되고 있기 때문에 소방관이 출동하기 싫어서 일부러 늦장을 부리지 않는 한 출동이 늦었다는 말은 맞지 않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택의 경우 화재가 발생해서 전소하기까지 목조건물은 15분, 아파트 같은 내화구조 건물은 약 20분정도 소요된다. 화재를 인지해서 신고하고 출동하는 시간을 감안하면 화재 최성기 전에 소방관서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우리는 자체진화에 신경을 쓰다가 신고가 늦어 큰 화재로 변해버리는 경우를 때때로 본다. 화재가 발생하면 자체적으로 진화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에 앞서 119에 먼저 신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원칙이라는 것을 알아 두었으면 한다.

화재와 같은 모든 재난은 그 “ 1차적인 책임이 소방서가 아닌 바로 당사자에게 있음을 명심”하고 다가오는 겨울철에는 단 한건의 대형화재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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