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합뉴스/ 최용진기자] 울산중부경찰서는 4일 태화지구대 순찰팀이 지난 3일 오전 중구 다운동 다세대 주택의 단칸방에서 끼니를 거른 채 허기에 지쳐 쓰러진 최모씨(73)를 발견, 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날 오전 9시36분경 자신의 집전화로 112에 걸어 "아프다"고 짧게 말한 뒤 전화를 끊었고 경찰상황실은 구체적인 상황을 알수 없어 마침 순찰중이던 중부경찰서 산하 태화지구대 순찰팀에 "직접 노인의 집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고 문제를 해결하라"는 지령을 내렸다.
태화지구대 허영철 경사(41)와 김결 경장(36)이 3분여 후 최씨가 살고 있는 중구 다운동 다세대주택에 도착했지만, 문은 안쪽에서 잠겨져 있었고 내부에서는 인기척이 나지 않았고 허 경사 등이 최씨의 거주지가 맞는지 수소문 한 뒤 소방구급대를 불러 출입문을 따고 방 안으로 진입하자, 최씨는 기진맥진한 상태로 쓰러져 있었다.
울산중부경찰서방 안은 전혀 난방이 되지 않은 채 냉기로 가득했고, 주변에는 폐지더미가 가득했다.
최씨는 폐지더미 한가운데 펴진 작은 이불 속에 운동복 차림으로 누워 몸은 제대로 먹지 못해 몹시 말랐고, 눈동자는 생기를 잃었다.
병원으로 이송하는 동안 허 경사가 "어디가 아프냐"고 묻자 최씨는 "크게 아픈데는 없는데, 열흘 동안 아무것도 못먹었어. 두유 2개를 조금씩 나눠 마신게 전부야"라고 말했다.
실제로 방 안에는 음식을 해 먹은 흔적도 없었다. 병원 진단결과 최씨는 영향결핍으로 나타났다.
허 경사는 "노인은 주변인들과 별로 접촉하지 않은 채 폐지를 모아 생활을 했다"면서 "작은 상가를 포함한 3층 건물을 보유해 최소한 2~3억여원의 재산이 있었지만, 돈을 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최씨의 집도 1층 상가와 연결된 17㎡ 내외의 단칸방, 주변 주민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씨는 아내·딸과 함께 생활했지만, 아내가 최근 숨졌고 딸도 어머니의 병간호 중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최씨를 부양할 형편이 못됐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최씨는 복지 담당관공서나 민간단체 등 외부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구청은 기초수급대상자 또는 차상위계층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끼니를 거를 위험이 큰 독거노인이 발견되면 민간단체에 돌보미 파견을 주선하고 있지만, 최씨는 그 혜택을 받지 못했다.
중구 다운동주민센터관계자는 "매년 1~2월 독거노인 전수조사를 하는데 올해는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최씨가 부양가족이 있는 만큼 노인돌보미 지원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돌보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