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월곡동 태극기 할아버지와 주민들의 밀당 화제

입력 2016년03월03일 12시32분 이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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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곡1-태극기할아버지
[여성종합뉴스/이경문기자] 서울 성북구 월곡1동 명물 태극기 할아버지의 이웃사랑이 잔잔한 감동을 안기고 있다.


월곡1동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김모 옹(80). 태극기로 한껏 치장한 자전거를 타고 매일 2~3시간씩 동네를 누비며 태극기사랑과 나라사랑을 알려 왔다.


김 옹의 태극기 자전거가 지나가면 주민들은 손을 흔들거나 안부를 묻는다. 그를 처음 본 사람들은 박수를 치고 인증샷을 찍기도 한다.


그러나 김옹의 활약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이웃사랑 실천도 국가대표급이다. 지난 1월에는 주민센터를 찾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100만원을 기부했다. 2014년에는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을 나누고 싶다면서 100만원을 기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월곡1동 주민센터 민원대 위에 놓아 둔 사랑의 열매 모금함에도 수시로 주머니를 털어 몇 천원 혹은 동전들을 넣고 간다는 게 직원들의 증언이다.


그러나 김 옹은 임대주택에 홀로 거주하는 수급자다. 기초연금으로 받는 20여만 원이 그의 주 수입원이다. 공공근로를 통해 15만원의 수입이 있을 때도 있지만 고정적인 것은 아니다.


이처럼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나눔을 실천하는 김 옹을 위해 주민들과 주민센터에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고 했지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어 그들이 그래도 세상이 따듯했다는 말을 했으면 좋겠다”는 소감만 남긴 채 태극기와 함께 바람처럼 사라지기 일쑤다.


최근에는 김 옹에게 발이나 다름없던 태극기 자전거를 도난당해 김 옹은 물론 주민까지 실의에 빠지는 일이 있었다. 3.1절이면 태극기 자전거가 그 어느 때보다 신나게 동네를 누볐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나서서 새 자전거를 마련해 드리겠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김 옹은 감사의 마음만 받겠다면서 거부한 상태다.


월곡1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자전거를 마련해 드리겠다는 주민들과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김 옹의 밀당 때문에 중간에서 고민이 많다”고 전하면서 “아파트 단지에서 방치된 자전거를 수거해 필요한 이웃에게 나눔을 하는 행사를 활용해 김 옹께 부담 없이 새 자전거를 마련해 드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옹과 월곡동 주민들의 자전거 밀당이 관심사로 떠오르는 가운데 김 옹의 태극기 사랑과 이웃사랑은 여전히 거리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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